[문화] 홍류동계곡 물소리 들으며 자박자박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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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둘레길, 누리길, 녹색길 등 웰빙바람을 타고 전국 방방곡곡에 걷는 길이 무수히 생기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성된 길을 조사해 본 결과 7월 현재 595개 길, 1만 7671㎞가 국가 및 지자체 지원으로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갯수와 길이 만큼 매력이 넘치는 우리의 길.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서 토닥여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 국내여행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숨은 길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가야산 소리길은 가야산 홍류동계곡을 따라 걷는 숲길이다. 걷는 내내 계곡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여 소리길이라 이름 붙여졌다. 요즘처럼 비가 많이 내린 뒤에는 계곡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무더위가 냉큼 물러나는 듯하다.

고찰의 향기와 자연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길

자연미가 느껴지는 소리길.
자연미가 느껴지는 소리길.

소리길은 대장경축전장~홍류문~길상암~영산교에 이르는 약 6km의 숲길이다. 이중 4km 구간은 홍류동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다. 영산교에서 위로 조금 더 올라가면 해인사가 있다. 해인사까지 연결하여 걸으면 총 7.1km가 된다.

길상암에서 해안사 일주문 앞까지의 구간(2.1km)은 목재데크와 황토흙포장길로서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할 수 있다. 소리길 나머지 구간은 흙길과 목재데크와 포장길이 번갈아 이어지는데 경사를 거의 느낄 수 없어서 노약자들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소리길의 출발점인 영산교 앞.
소리길의 출발점인 영산교 앞.

소리길의 들머리는 대장경축전장 주차장이나 해인사 주차장 아래에 있는 영산교로 삼는다. 대장경축전장에서 영산교로 가는 길은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향이다. 가파른 오르막길은 없지만 해인사를 둘러보고 홍류동 물길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 걷기 수월하다.

해인사 주차장에서 해인사로 걸어가는 길에는 해인사의 유물들을 전시해놓은 성보박물관이 있으니 잊지 말고 들러보자. 해인사는 신라 때 지어진 사찰로서 의상의 맥을 이은 순응과 이정이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소리길을 걷노라면 깊은 산중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소리길을 걷노라면 깊은 산중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조선 태조 때 강화도에 보관하던 팔만대장경을 해인사로 옮기면서 법보종찰로서 우뚝 섰다. 승보사찰인 송광사와 불보사찰인 통도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사찰로 꼽힌다. 일주문과 천왕문사이에 있는 울울창창한 숲길이 사철 아름답다.

각양각색의 다리를 건너는 재미

소리길을 걷는 동안 8개의 다리를 건넌다.
소리길을 걷는 동안 8개의 다리를 건넌다.

해인사에서 내려와 해인사 주차장 앞을 지나자 소리길 시작을 알리는 기둥이 보인다. 기둥을 통과하여 아치형의 영산교를 지난다.

영산교를 건너면서부터 소리길의 백미인 홍류동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홍류동계곡은 가을단풍이 흐르는 물에 붉게 투영되어 보인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계곡을 마주보고 서니 오래전에 버스를 타고 해인사로 가던 중에 홍류동계곡의 풍광에 반해 차창에 코를 박고 바라봤던 일이 떠오른다.

2011년에 소리길이 조성된 덕에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계곡길을 편하게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리길이 조성되기 전까지만 해도 접근성이 좋지 않아 인적이 드물었고, 그 덕에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될 수 있었다.


영산교 아래로는 집채만 한 바위에서부터 조약돌까지 다양한 크기의 돌들이 계곡을 감싸고 있고, 계곡물은 “돌돌돌” 소리를 내며 바위를 타고 넘는다. 숲길 폭이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 적당하여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 좋다.

소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가 우거져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고, 길바닥도 순하여 숨이 차지도 않는다. 걷는 도중에 쉼터와 가야 19명소, 정계를 떠나 가야산에 은거했던 최치원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소리길 장애인 탐방가능 구간.
소리길 장애인 탐방가능 구간.

소리길의 또 다른 특징은 계곡에 8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는 것이다. 각기 모양이 다른 다리들이 광폭의 계곡을 지그재그로 가로지르는데 그 모습이 마치 널을 뛰는 듯하다.

물굽이가 장관인 곳들 위쪽에는 전망대를 설치해놓아 편하게 홍류동계곡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가야산 신선이 된 최치원의 흔적을 찾아서

소리길 1/3지점쯤에는 길상사 경내임을 알리는 거대한 석불 2기와 석탑 1기가 보인다. 이 앞을 지나면서부터 약간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된다. 다소 밋밋했던 길 끝에 만난 흥미진진한 구간이다.

길상암으로 가는 길.
길상암으로 가는 길.

홍류동계곡 곳곳에서 최치원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가 전국을 유랑하다가 가야산에 은거하며 수도하던 곳인 농산정(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172호), 그가 시를 새겨 놓은 바위인 치원대, 붓을 씻었다는 치필암 등이 그것이다.

농산정 앞의 물굽이는 유난히 거칠고 물소리도 우렁차다. 홍류동계곡에는 최치원과 관련한 이야기도 전한다. 수백 년 된 소나무숲 사이로 흐르는 물이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소리가 최치원의 귀를 멀게 했고, 그가 갓과 신만 남겨놓고,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전설이다.

농산정을 뒤로 하고, 조금 더 걷자 홍류문이 나온다. 홍류뮨 옆으로 계곡길이 이어진다. 가야산 탐방안내소앞을 지나 마을길을 지나자마자 종착지인 대장경축전장이 보인다.

고려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
고려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

대장경축전장에는 대장경테마파크가 들어서 있다. 고려대장경이 간행된 지 천년이 되는 해인 2011년부터 대장경축전이 개최되었고, 대장경테마파크는 대장경축전의 주 행사장 역할을 하며 고려대장경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대장경천년관, 기록문화관, 세계문화유산관, 5D입체영상관, 고려대장경역사관 등의 다양한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으며 9월에 있을 대장경축전 준비가 한창이다.

대장경축전장에 있는 대장경테마파크 입구.
대장경축전장에 있는 대장경테마파크 입구.

●여행정보

가야산 소리길 위치: 경남 합천군 가야면 구원리 산1 일원
코스: 대장경축전장~홍류문~길상암~영산교 약 6km. 해인사까지는 7.1km.
홍류문에서 문화재구역입장료(어른 3천원)를 징수한다.

소리길 안내: 국립공원관리공단 가야산사무소 055-930-8000 gaya.knps.or.kr
2013 대장경축전 안내: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고려대장경의 우수성을 알리는 행사다. 9월 27일~11월 10일까지 합천군 가야면 주행사장, 해인사 일원에서 개최된다.

*대장경테마파크 055-930-4793
관람시간 : 09:00~18:00/ 관람요금 : 성인 1000원
(대장경테마파크 천년관은 대장경축전행사 준비공사 관계로 9월 25일까지 휴관)

해인사 가는 길

*자가용: 경부 고속도로 → 대구 → 88고속도로→해인사
*버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 대구 →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해인사행 승차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 → 고령 → 해인사행 승차
해인사 시외버스터미널 055-932-9362/합천 시외버스터미널 055-931-4456

맛집

사찰음식전문점인 산사의 아침 상차림.
사찰음식전문점인 산사의 아침 상차림.

해인사 아래에 사찰음식과 가야산 산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을 파는 식당이 많다. 이중 사찰음식전문식당으로서 오신채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산사의아침(055-932-7328)과 산채한정식을 잘하는 고바우식당(055-931-7311)을 추천할만하다.

글ㆍ사진/김혜영 여행작가

(사)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 기업체 사외보에 여행칼럼을 기고하며, 라디오와 TV를 통해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서로 <5천만이 검색한 대한민국 제철여행지>가 있고, 4권의 공저가 있다. 3년 연속 파워블로그인 토토로의 여행공작소(http://blog.naver.com/babtol2000)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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